다중인격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면 해리장애라는 말과 함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끝머리에 가서는 '이는 예전에는 빙의라고 불렸다'라고 .....
길고 긴 다중인격의 심리상담사례를 나누어 보려 한다.
그녀는 아들만 둘을 키우는 이혼녀라고 했다.
12살, 6살의 아들을 둔 그녀는 자신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며
한시간이라도 빨리 상담을 받고 싶다며 애절하게 호소해 왔다.
그녀의 가족사를 들어 보았다.
그녀의 기억에 의하면 그녀가 아주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어느 겨울에 시골 마을 동네 어귀의 연못에
몸을 던져 익사한 채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 위로 두 오빠가 역시 해수욕을 하다가, 또 강물을 건너다가 익사했다고 했다.
그녀의 삼촌도 익사했으며 그녀 역시 두번이나 자살을 시도하며 강물에 뛰어 들었지만
겨우 목숨을 건진 것이라며 물만 보면 뛰어들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어린 아들 역시 초등학교 고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학원에서 간 캠프에서
강물에 뛰어 들어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고......
날이 갈수록 물만 보면 자살충동을 느끼는 자신이 두려움은 물론, 그 어린 아들마져 자신과 같은,
아니 자신의 친정 식구들과 같은 운명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어서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어찌 이리 소설 같은 이야기가 있는지.....
트랜스를 유도하자마자 그녀는 깊은 트랜스에 들었으며 이내 줄줄이 다양한 형태의 인격들이 나타났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물에 빠졌을 당시의 상태를 너무나 완벽히 재현하며 힘겨운 호흡을 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그는 이웃에게 빌려 주고 받지 못한 자신의 돈에 대해 강한 애착을 나타냈으며
어떻게든 그 돈을 돌려 받게 해 달라고 통곡했다.
그리고 그녀의 삼촌 역시 자신이 못내 사랑했던 어느 여성이 그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을 지켜보다 홧김에 연못에 빠져 들게 되었다고 했다.
그녀의 삼촌은 정말 그 여자를 사랑했으나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도 없으며,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의 신세가 서럽다며 꺼이 꺼이 울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오빠 역시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매 맞으면서 자란 자신의 처지를
한스러워하며, 우발적인 실수로 연못에 빠지게 되어 죽음을 맞이했노라고 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삶에 대한 모든 꿈과 희망을 놓고 망연자실하여 살고 있다고 한다.
시골 마을이 친정인 그녀는 알콜 중독에 가까운 아버지와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정 엄마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고 마음이 불편해지기만 하면 강가를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트랜스 상태 속에서 완벽하게 할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두 오빠와 자신이 낙태한 네 명의 아이들의
특성을 연기처럼 펼쳤다.
그들의 오래고 오랜 설득과 심리상담적 테크닉의 힘으로 하나 하나 자신들이 가야 할 곳으로 떠나보낸
그 상담은 실로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되었다.
상담이 끝난 후 지친 표정의 그녀는 자신이 절대로 조절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에 떠밀려 다니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녀는 늘 아프던 어께와 머리, 목 주변, 팔다리의 과절과 과민성 대장염 증상들로 인해 너무나
괴로운 시간들이었다고 털어 놓으며
상담을 마치자 갑자기 너무나 홀가분하고 편안해졌다며 환한 얼굴로 돌아갔다.
며칠이 지난 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그녀의 과거가 믿기지 않는다고,
과거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현보다는 현재가 너무나 신기하다는 말도 했다.
그녀는 게운한 몸과 마음으로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다중인격과 빙의와의 관계는 미지수다.
그러나, 다중인격이든, 빙의로 인한 증상이든 사람들이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트랜스 상담은 대단히 의미있는 작업임을 날마다 깨닫게 된다.
다중인격 속의 여러 인격들도 그들의 존재를 인정 받고 싶어하며,
존중 받고 싶어하며,
상처에 대한 위로를 받고 싶어함을 느끼는 것이다.
사람 살이가 참 오묘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상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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