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심리마당/최면

NLP와 에릭슨 최면에서의 '활용'에 대하여 (1)

설기문 2008. 5. 16. 11:51

 

 

NLP의 근간이 된 에릭슨에게 있어서 활용(utilization)은 독특한 방법이면서 기법이다.

활용이란 내담자가 상담 상황에서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치료적 효과를 위해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활용은 따지고 보면  치료자가 가지는 하나의 철학이요 자세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기법은 치료자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내담자의 욕구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 그 자체에 초점을 두는데, 외부에서 무엇을 주입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미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무의식적 자원과 학습을 이용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릭슨을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대단히 인본주의적이고 내담자중심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에릭슨은 로저스와 유사한 입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비교되곤 한다. 

 

에릭슨은 특히 내담자의 신념, 좋아하는 단어나 말, 문화적 배경, 개인사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신경증적 습관까지도 치료적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내담자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치료하였다.

이러한 그의 독특성과 치료적 성과들로 인해서 많은 제자들이 그로부터 배웠다.

 

`치료자는 환자의 모든 것 뿐만 아니라 주변의 환경이나 상황까지도 치료의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활용은 내담자 자신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존중이 없이는 불가능 한 것이기에 곧 공감의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활용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철학이다.

이것은 환자가 상담 상황에서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치료적 효과를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문제, 자원, 야망과 같은 것들은 단순히 분석의 대상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내담자를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런데 에릭슨은 어릴 때부터 활용의 개념에 대해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활용이 필수적인 적응기제가 될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그렇기에 그것은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그의 생활스타일이었다. 

때문에 그에게 있어서의 활용은 정신분석에 있어서의 해석, 행동치료에 있어서의

탈감법 (desensitization)과 같은 위치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활용을 단지 치료적 기법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활용을 치료의 철학으로 채택할 때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에릭슨에게 있어서는 내담자의 저항조차도 거부되거나 무시되지 않고 오히려 인정되고 활용된다.

왜냐하면 내담자의 저항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부정하는 것보다 그것을 수용하여 활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격려하게 되면 내담자는 저항을 그만하고 저항을 스스로 해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치료자의 피드백이 없는 상태에서 내담자 혼자서 저항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치료자는 오히려 내담자의 저항을 치료적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

바로 역경치료(ordeal therapy), 역설적 치료(paradoxical therapy)라고 할 수 있다.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