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남들이 뭐라하든 내겐 지옥같은 기억

설기문 2008. 4. 16. 11:53

 

 

 

 

알고보면 별 것 아닌 고민,

때로는 내 삶을 온통 헝클어지게 하기도 하는 불안함,

남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데 자신에게는 지옥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부끄러운 감정.....

사람살이가 생각보다 쉽기도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 너무나 풀리지 않는 일이 있다.

 

이쁘고 얌전해 뵈는 여고 2학년 학생이 엄마의 손을 잡고 부끄러운 듯 상담실을 찾았다.

평일엔 늘 학교를 가야하고 야간자습이 있어서 늦기에 일요일을 이용하여

큰 맘을 먹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실을 찾았다고....

 

그녀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그녀를 괴롭히는 부끄러운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초경을 경험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된 생리가 바지 밖으로 새어나온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었다.

천진난만하게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그녀에게 어느 친구가 살짜기 다가 와 그녀에게 그 일을 귀뜸했다고.....

잠시 부끄러웠지만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그 일을 잊고 살았다고 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이 올라가면서 그 때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을 했었던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왠지 시간이 갈수록 오래 잊고 있었던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기 시작하면서

왠지 그녀가 이 일을 알고 있으며 소문을 혹시라도 내면 어쩌나 싶은 망상에 빠진다고.....

 

하교를 하고 집에 와서 공부를 하려고 책상 앞에 앉아도

왠지 그 일이 자꾸만 떠 올라서 집중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와 얼굴만 마주쳐도 부담스럽고 싫은 감정이 자꾸만 생겨 나기에

괴로워서 견딜수가 없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고......

 

그래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만약 그 친구가 초등학교 때 자신과 같은 일을 경험했다면 그것은 부끄러움을 느낄 일인가를?

그랬더니 그럴수도 있으며 별것 아닌 일이라고 대답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들에게도 그 일은 별것이 아닌 일로 비쳐질 수 있음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려 시간 퇴행을 한 것이다.

그녀를 그 당시의 감정 상태로 퇴행을 시킨 후 다양한 기법으로 그녀에게 초경은 축복의 순간이며

그녀를 가장 여성스럽게 만들어주는 첫 시작이 되는 일이었음을 기념하도록 했다.

 

시간선 치료 기법을 적용하여 그녀에게 학교 생활의 즐거움과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일에 좀 더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 주었다.

미래 보기를 통해, 그녀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으며

또한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무난하게 들어가고, 그리고 대학생활을 맘껏 즐기는 장면들을

시각화 시킴으로써 그녀를 고무시켰다.

 

두시간 정도의 상담이 끝났고,

그녀는 자신에게 속은 기분이라는 말로 환하게 웃으며 돌아갔다.

어찌보면 참 사소한 일 같아보이지만

보기에 따라서 그녀는 어쩌면 깊은 정신적 수렁에 빠질 뻔 했던 것도 사실이다.

 

마음은 참 묘하게 작용한다.

마음의 주체는 언제나 나 자신이지만

나 자신을 내 맘대로 콘트롤하지 못함으로써 우리는 마음과 몸의 아픔을 많이 경험한다.

 

그녀가 이젠 활기차고 신나는 학교 생활을 잘 해낼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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