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칼럼

SBS-TV의 강호동의 '스타킹' 녹화를 마치고

설기문 2009. 7. 23. 16:40

SBS-TV의 인기 연예프로그램의 하나로서 강호동이 진행하는 스타킹’. 이 프로그램을 출연을 위하여 나는 지난 월요일에 SBS 스튜디오에서 녹화 작업에 참여하였다.

 

늘 시청하지는 못하지만 여러 번에 걸쳐서 이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시청한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 프로그램의 성격이 어떠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뜻밖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줄 수 있느냐는 방송국측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좀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일종의 장기자랑 성격의 이 프로그램에 별 장기가 없는 내가 무엇을 내놓고 자랑을 하라는 것인가?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해본 끝에 방송국의 의도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나보고 장기자랑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특강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스타킹에서 왠 특강이냐는 의문이었다. 방송국의 대답은 가끔씩 스타킹에서 특강과 같은 코너가 있어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출연하여 시청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러한 성격의 코너에 출연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말이 되는 것 같았다.

 

이제 방학을 맞아서 학생들에게 도움될 것으로 공부에 관한 내용으로 주제를 삼고 특히 최면을 통하여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하는 공부법 특강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아하! 그것은 바로 나의 전공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기꺼이 허락을 하였고 작가와의 몇번의 만남을 가진 끝에 지난 월요일에 녹화에 임하게 되었다.

 

2년 전에 MBC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을 비롯하여,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과 같은 친구들에게 최면을 하여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이후 비슷한 연예 프로그램에 모처럼 출연하게 된 나로서는 우선 기대가 많이 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최면을 소개할까? 물론 공부를 잘 하게 하는 최면이겠지만. 무한도전에서는 노홍철이 어릴 때 경험했던 주사바늘과 관련한 공포로 인해서 울기까지 했던 내용이 방영되어 많은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는 일이 생겼었다. 그리고 박명수는 공포의 물레방아라고 하여 최면에서 깬 후에도 계속 물레짓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정준하는 바퀴벌레 공포와 관련하여 노홍철로 모습을 바꾼 바퀴벌레의 배꼽을 간지르는 장면까지 연출하여

녹화장을 완전히 코미디로 만들어 버렸다.

 

이번에 스타킹은 6명의 멤버들에게만 최면을 적용한 과거의 무한도전과는 달리 연예인들과 중고등학생이 포함된 패널 전체에게 최면을 적용하는 컨셉이었다. 그리고 무한도전때도 순간최면을 주로 사용하였듯이 이번에도 순간최면을 사용하였다. 순간최면이란 순간적으로 최면을 거는 특별한 최면법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쇼와 같은 엔터네인먼트를 위한 상황에서 많이 연출되는 것인데, 이번 녹화에서도 아주 잘 활용이 되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최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연구하였으면 책과 논문을 저술하였다. 그런 가운데 전통적인 치료 위주의 최면에서부터 엔터테인먼트에 해당하는 무대최면기법을 익히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름하여 무대최면은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가서 최면현상을 보여주고 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최면에 대한 오해와 쇼최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생각을 달리 하기 때문에 소신을 갖고 임하고 있다. 재미와 흥미를 함께 느끼면서 단순한 재미로 끝나지 않고 무엇인가 인간에 대해서, 마음에 대해서, 무의식에 대해서 잠재능력의 개발에 대해서 배울 수가 있다면 그것이 나쁠 리는 전혀 없는 것이다.

 

무대최면, 쇼최면은 바로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 가장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무대최면 전문가 과정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TV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순간최면 기법을 가르치고 실습을 한다.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무대최면에 대한 인식이 되어 있지 않지만 서양 선진국에서는 이것이 하나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직쇼 비즈니스와 같이 무대최면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것은 일종의 에듀테인먼트이다. 즉 교육적 목적(에듀: edu)을 가진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히프노테인먼트(hypnotainment)라고도 부르고 싶다. 즉 최면(hypno) 기법을 적용하는 엔터테인먼트란 뜻이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분야가 생기게 되니 참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녹화에서 그런 에듀테인먼트, 히프노테인먼트의 속성을 잘 활용함으로써 최면상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많이 연출하였다. 예를 들어서 몸이 나무토막처럼 굳어진다거나, 최면으로 깊은 수면에 들어가게 한다거나 최면을 통하여 암기력을 향상시킨다거나 하는 면들이 그러한 것이다. 사람들이 최면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최면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녹화에서도 최면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한 멘트도 많이 하였고 흉내를 내다가 혹시 잘 못 될 수 있는 면들이 있을 수 있어서 그것에 대한 주의의 멘트도 여러 번 하였다.

 

하지만 연예인을 비롯하여 학생들이 최면에 걸려서 다양한 웃음거리를 보여주어서 녹화장은 계속 웃음바다의 연속이었다. MC인 강호동도 계속 신기하게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행히 최면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높아서 이번주에 이어서 다음주에도 한번 더 녹화를 할 일정이 잡혀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는 스타킹에 2주 연속으로 출연하는 셈이 된다. 다음주에는 알레르기, 특정 공포증과 같은 문제를 NLP와 최면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제한된 시간에 방송되는 관계로 전체 녹화 내용이 얼마나 어떻게 편집될지는 나로서도 잘 모르는 일이지만 아무튼 모처럼 아주 재미있는 오락 겸 교육적 내용의 방송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어 많은 분들의 시청을 권하는 바이다. 이를 통해서 최면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녹화 내용은 이번주 토요일 즉 7월 25일 저녁 6시30분에서 90분간 진행되는 스타킹 프로그램에서 방송된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다른 주제로 2차로 방송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