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분노조절 문제로 .....

설기문 2009. 5. 18. 19:27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다는 분을 상담했다.

그는 40대 후반이지만 생각해 보면 대학시절부터 분노에 대한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누군가와의 대화 중에도 상대편이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는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을 노출시키고 돌아서면 늘 후회가 되고 자신에 대해 실망스럽게 되는 예가 너무 많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아들만 둘을 두었는데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노출하여

아아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자신에 대해 상심하고 있었으며

그의 아내 역시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분노조절 능력이 좀 생긴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하며 한숨을 쉰다.

 

그와의 상담을 통해 성장배경을 알아 보았다.

그는 조그만 가게를 하고 있는 부모님과 3남 2녀의 형제 자매를 두고 있었다.

그의 부친께서는 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음은 물론이며,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일이어서 외상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수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그의 형제들에게 화풀이를 자주 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 역시 매사 불만족스러운 성향을 가진 남편으로 인해 무척 힘이 들었으며,

늘 술을 가까이 하고 자신의 감정을 술을 의지하여 아들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고 한다.

술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매를 맞으면서도 말 없이 견디고 살아가는 엄마도 미웠으며

이러한 자신의 처지가 너무 싫어서 가출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그는 일부러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떨어져 있는 지방으로 대학진학을 했는데

그래도 방학을 맞아 집으로 내려가면 아버지는 언제나 어려운 생활고를 하소연하며 술을 드시고

그에게 특별히 더 주먹질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런 순간마다 어떻게 대응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나 화가 났으며

어서 어른이 되어 독립을 하게 되면 그 때부터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으리라는 생각으로 군대 생활을 하고

열심히 공부했으며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하고

그리고 착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트랜스 상태를 통해 살펴 본 그의 분노는 어릴 적부터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 해 온 아버지로부터 기인한 것이었다.

그의 분노속에는 첩첩이 아버지에 대한 무수한 억울하고 속 상한 기억들이 쌓이고 싸여

그는 어느 새 자신속에 분노만 존재하는 것 같이 여겨지게 된 상태에 이른 것이었다.

다행히 그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았지만

그의 아버지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괴로움에 빠져 상담을 의뢰하게 된 것이다.

상담을 하면서 시간선치료 기법을 많이 적용했다. 그리고 그의 분노의 뿌리를 찾아내고

그에 대한 기억을 재편집하면서 그는 비로소 편안해졌다.

부정적인 기억에 대한 분리와 긍정적인 추억에 대한 연합을 무수히 반복하면서

그는 어느 순간 평온을 유지하며 아버지의 힘겨운 인생에 대해 약간의 동정심을 갖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그러한 불편한 감정상태를 지속해 온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비전을 그렸다.

 

상담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그를 또 다시 분노의 상태로 유도했지만

그는 더 이상 그러한 감정 속으로 빠져들지 않고 평온을 찾았다.

한 사람이 살아 온 역사 속에는 무수한 명암과 희비가 엇갈린다.

그래서 한번쯤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새로이 챙겨야 할 것은

챙기면서 삶이 우리들 각자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를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그는 평온한 마음으로 상담을 마쳤으며, 새로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NLP 교육과정에 등록을 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아픔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슬픔과 고통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통해 우리는 점점 더 지혜로워지고,

삶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배우고 주변을 돌아보고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