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칼럼

내 마음의 큰 바위 얼굴

설기문 2008. 4. 13. 10:59

내 마음의 큰 바위 얼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던 것으로 기억하는 ‘큰 바위 얼굴’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 것이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는 러시모어라는 바위산에는 세계 최대의 '큰 바위 얼굴'이 있다. 조지 워싱턴을 비롯하여 토머스 제퍼슨,·에이브러햄 링컨,·시어도어 루스벨트와 같은 네 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이 18m 크기로 새겨져 있다. 이 큰 바위 얼굴은 1927 8월 거츤 보글럼이 착공해 1941 10월 아들 링컨 보글럼에 의해 완공됐다고 한다.

 

10년 전쯤으로 기억되던 어느 여름에 초등학교에 다니던 남매를 포함한 우리 가족이 그 큰 바위 얼굴을 보기 위하여 돌고 돌아 러시모어 산으로 향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사우스다코타주를 오직 큰 바위 얼굴만 생각하면서 달려갔다. 물론 중간에 작은 볼 거리들은 약간은 있었지만 그 큰 바위 얼굴만 아니라면 굳이 그렇게 먼 길을 갈 필요가 없을 듯한 그런 곳이었다. 우리 부부는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그래도 그러한 얼굴들을 보여줌으로써 꿈을 심어주고 비전을 갖게 하려는 욕심으로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갔던 것이다

 

막상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 웅장한 모습에 모두들 감탄했다. 멀리서 보아도 너무도 선명한 큰 바위 얼굴들의 모습과 면면들은 너무도 뚜렷했다. 그리고 크나큰 감동을 느끼게 했다. 역사에서 배웠던 미국의 위인들... 비록 돌의 형태로지만 뚜렷한 얼굴모습을 보면서 마치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실제로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역시 먼 길을 달려간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서라도 달려갈 만한 가치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책에서만 배웠던 그 내용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내 자녀들에게 그 현장을 직접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 뿌듯했다. 그렇게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체험하고 인생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우리나라에도 ‘큰 바위 얼굴 조각공원’이 있다고 한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 9-1번지에 미국 러시모어 바위산을 능가하는 큰 바위 얼굴 조각공원이 있다. 2006 5월 만들어진 공원은 넓이가 17만 평(561986)이다. 그 안에 3m 남짓한 화강암 조각상이 3000개나 있다. 생각보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내가 잘 모를 정도로) 아쉬운 마음이 있다. 이런 것들은 널리 알려져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가고 견학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공원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럽다.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그곳에는 185개국의 위인과 유명인사들의 모습들이 있다고 한다. 비록 조각상 하나의 크기는 미국 것 보다 작지만 종류와 개수가 엄청나다. 미국의 경우는 단지 네 개이지만 우리의 경우는 3m 남짓한 화강암 조각상이 3,000개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새로운 얼굴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NLP는 모방과 본뜸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우수하고 탁월한 사람들의 성과를 모방하고 본뜸으로써 나 자신 또한 그와 같이 우수하고 탁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NLP의 원리는 얼마나 멋진 것인가? 밴들러와 그린더가 프릿츠 펄스, 버지니아 새티어, 밀턴 에릭슨의 뛰어난 언어적 능력을 모방함으로써 NLP를 창시했다는 것은 바로 모방과 본뜸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된다.

 

내가 만약 밴들러고 그린더라면... 나는 누구를 모방하고 본뜨고 싶을까? 내가 내 인생에서 진정으로 나를 위하여 본뜨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누구일까? 나는 누구를 모델로 삼아 그를 본뜨고 모방했으면 좋을까? 그가 바로 나의 큰 바위 얼굴이 아닐까? 내 마음의 큰 바위 얼굴 말이다.

 

러시모어 산의 큰 바위 얼굴도 좋고, 충북 음성군의 큰 바위 얼굴 조각 공원도 좋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내 마음속의 큰 바위 얼굴은 어디에 있으며 누구인가 라는 점이다. 아직 이 물음에 대해서 뚜렷한 답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그 큰 바위 얼굴에 해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보고 그를 내 마음 속에 조각해 넣도록 해보면 어떨까? 어떤 누구가 어떤 모습으로 조각되어 내 마음의 큰 바위 얼굴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