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욥" 같은 삶을 살아가며....

설기문 2007. 12. 5. 07:57

 

 

자신이 삶을 생각하면 기가 막히다는 50대 여성
돈독한 신앙의 힘으로 하루 하루 버티고 있지만 때로는 하느님이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한숨 짓던 그녀는 자신을 성서에 나오는 “욥”과 같은 처지라며 하느님 안에서
좀 더 강건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어 괴롭다며 상담을 의뢰했다.
첫 상담에서 그녀는 다양한 증상과 심리적 문제들을 해결했으나 그 날 이후 어지럼증이
계속된다고 해서 나머지 문제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는 의미에서
2차 상담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1차 상담에서 이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직접적으로 바로 상담에 들어갔다.
그녀는 스스로를 성서에 나오는 “욥”에 비유할 정도로 몸과 마음의 고통이 큰 상태였다.
그 모든 어려움을 하느님이 자신을 단련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하긴 하지만
정작 너무나 엄청난 현실적 어려움 앞에서 자신이 자꾸만 무너져 내리는 듯한 기분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미래에 다가 올 큰 축복을 기다리며 살고 싶지만 왜 그게 잘 안 되는지....
마음은 간절히 하느님 뜻에 따라 살아가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날마다 절규하는 마음이 됨을 어쩔 수가 없다고.....
그녀는 “욥”이 하느님 앞에서 단련을 받았듯이 자신 역시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과,
그 죽음 이후에 남겨진 상상조차 못했던 엄청난 빚더미...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도 갚아내지 못할 것만 같은 빚.....
그 빚은 상속되어 그녀의 자녀들까지 옭아매고 있다며 울고 또 울었다.
남편이 하던 사업이 잘 되지 않음과 동시에 남편이 서 준 연대보증문제로 인해 다 큰 자녀들이
엄청난 빚더미 위에 올라서게 되었다고 했다.
살던 집을 정리하고나니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마져 그녀의 집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하나하나 떠나가더라고... 동그마니 남겨진 가족들은 순간순간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마음이 지치자 찾아오는 다양한 병명들과 증상들.... 날로 쇠약해지는 몸과 마음.....
하늘이 무너진 듯한 절망감.....
한순간에 그녀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된 기막힌 처지가 그녀를 너무나 지치게 한다고...

사람의 일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들 한다.
그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고 살아올 수 밖에 없었다.
상담자의 입장에서 초췌해진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겐 새로운 희망이 필요했고 삶을 지탱해야 할 분명한 목적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했다.
어차피 어려운 입장에 서 있는 그녀이지만 마음이나마 어둠을 걷어내고
작으나마 꿈을 갖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상담자는 그녀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하나 하나 짚으면서
NLP적으로 가치 위계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하위양식들을 바꾸어 나갔다.
NLP적인 연합과 분리를 거듭해 나가면서
그녀를 현실에서 분리시키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고통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용을 하고
우선 마음의 평정부터 찾음으로서 온전한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분리 된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객관적인 문제해결법을 찾을 수 있도록 자기 안의 내적 자원들을 활용하는 법에 익숙해지도록 도왔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일수록 자기 안의 행복한 자원들을 찾아내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녀의 내면에 있는 무한한 자원들을 찾아내어 확인 시키면서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일에 주력하기도 했다.
잊고 있었던 즐거웠던 긍정적 앵커링적 요소들을 찾아내고
또한 어려운 순간마다 앵커링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EFT를 활용하는 기본적인 타점과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어려움을 경험한다.
그 힘든 시절 때문에 좌절하여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 어려움을 디딤돌로 활용하여 성공적인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녀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힘든 상태 속에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누구보다도 신앙에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하느님의 섭리와 숨결을 느껴보라고 하자 그녀는 한순간 행복한 얼굴로 천천히 변해갔다.
모처럼 그녀가 환한 얼굴빛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때로 나의 고통은 나보다 더 큰 고통을 가진 사람 앞에서 부피가 작아지기도 하나보다.
그녀는 자신의 상태를 하나하나 “욥”과 비교하면서
그래도 “욥”보다는 자신이 훨씬 더 나은 처지임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환히 웃었다.
하느님은 언제나 그녀와 함께 하시며 그녀에게 축복을 끝없이 내려 주실 것을 그려 보며
미래 보기를 통해 지금의 이 고통이 조금 세월이 지난 미래엔 축복으로 되돌려짐을 보게 했다.
그녀는 갑자기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상담센터를 통해 상담사를 만나고 상담을 하게 된 인연까지 하느님의 은총으로 생각하며 감사해했다.

너무나 무겁고 힘겨운 발걸음으로 찾아왔던 그녀가 상담실을 나서며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엔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감을 확인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누구나의 마음 안에는 천국도 있고 지옥도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내가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지옥도 천국으로 바뀌며,
천국도 지옥으로 변할 수 있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녀가 정말 행복한 심정으로 하루 하루 밝은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마음 속에서 절로 기도가 나오는 날들이 참 많다.
상담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음이 행복하게 여겨지는 날이었다.

“신의 큰 축복이 그녀와 그녀 가족에게 함께 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