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칼럼

앞만 바라보며 달려 온 인생

설기문 2007. 10. 27. 09:40

 

 

중년의 남자분이 근육 강직으로 인한 고통을 겪으면서 여러 병원을 전전하시다 상담센터에 오게 되었다. 그는 젊은 시절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온 몸을 바쳐 열심히 사업을 키워나가면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하게 되었지만 어느 날 알게 된 부인의 외도 문제가 그를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했는데 그 순간이 너무나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목 주변과 온 몸이 몹시 딱딱하게 경직되어가기 시작했는데 심할 경우는 머리를 바닥에 대고 누워도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로 힘이 들고 고통스럽다고 하며, 잠을 잘 때도 그렇지만 깨어있을 때 역시 너무 큰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음을 호소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한결같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와 마땅한 치료 방법 역시 없다는 말만 듣게 되었으며 그러한 사실 자체가 그의 고통을 배가 시키는 것 같았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특정한 병명도 치료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심리적 문제에서 야기 된 증상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근육이 자꾸만 굳어져 뻣뻣한 상태로 있는 것은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아닌 긴장과 불안한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람이 긴장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그것은 우리의 몸을 비상사태와 같은 긴장상태로 몰아넣는다.


불안과 긴장을 야기한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점전적 트랜스 상태를 유도하자 그는 유년 시절의 상황을 떠 올렸다. 그는  어린 시절 엄마와 떨어져서 친가에서 할머니와 삼촌의 보호아래 생활하게 된 이력을 이야기 하였다. 늘 엄마가 그립고 보고 싶었지만 같이 생활할 수 없었으며 삼촌은 사소한 일에도 조카인 그를 혼내주곤 했기에 그는 그러한 상황이 대단히 암담하고 불안했던 것으로 느꼈음을 기억해냈다.


미해결된 정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 퇴행을 한 그 상태에서 그 당시 상황으로 연합할 수 있게 유도하자 그는 “엄마”를 부르면서 엉엉 우는 것이었다. 엄마에 대한 못다한 정서적 그리움이 자연스럽게 트랜스 상태에서 쏟아져 나왔다.  시간선 치료 기법등을 동원하여 엄마의 이미지를 한없이 자애롭고 따뜻한 미소를 지닌 채 내담자를 포옹하고 격려해주는 모습으로 대입시키자 그는 한 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행복해했다.


그 심리 치료 작업을 마친 후 그가  성인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가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느라 가족을 돌볼 겨를이 없는 그에게 아내는 큰 불만을 나타냈지만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사업에만 몰입했으며 회사는 탄탄하게 성장 하게 되었다고 했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일하던 중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핸드폰 사용내역을 파악한 결과 사실임을 알아냈다. 분노와 배신감에 몸을 떨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여 용서하기로 하고 그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도록 하였다. 표면적으로 가정은 다시 평온해졌으나 자녀들은 눈치를 챈 것 같았고 아내를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견딜 수가 없어지는 순간이 늘어나고 그 와중에 회사의 사정도 점점  나빠지기 시작 했는데그 때부터 몸이 자꾸 뻣뻣하게 굳어지면서 편하게 잘 수도, 쉴 수도 없게 되었다고 했다.


트랜스에 들어 상담 중에도  그 얘기를 시작하자 갑자기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지기 시작하기에 이완을 시키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아서 역으로 더더욱 힘을 주어 긴장강도를 최대로 높인 후 그 상태에서 서서히 몸이 풀리도록 유도한 후, 다시 최대로 강도를 높이고 천천히 낮추게 하도록 반복하면서 어느 정도 제대로 이완이 되도록 하였다. 이완상태에서 몸이 왜 긴장하고 있는지 자신의 몸과의 대화를 나누어 보도록 한 결과 쉬지 않고 몸을 혹사해서 몸이 지쳐있음을 알리는 메시지로써 근육이 굳어지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몸은 휴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의 마음은 경쟁심과 분노로 가득차고, 또한 몸은 혹사를 했기에 몸이 어서 휴식하며 자신을 돌보라는 경고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알아차리지 못함으로 상태가 자꾸만 악화되어가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몸에게 그 동안 볼보지 않고 혹사시켜서 정말 미안하다고 마음으로 사과하고 이젠 정말 좀 쉬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게 했다. 신체 어느 부위가 아프다는 것은 우리 몸이, 혹은 우리 마음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이다. 그의 삶에서 무엇인가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이다. 그럼에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몸과의 대화를 나누면서 내담자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은 무심함과 아내에 대한 분노를 다 비워내고 화해의 마음을 가지겠다고 스스로 그는 다짐했으며 그런 깨달음을 얻자 마음이 정말 많이 편해졌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아네의 입장에서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하자 그는 비록 아내가 실수는 했지만 그 마음이 이해가 되며 그녀에게 또한 미안한 마음까지도 생겨난다고 했다.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이완 연습을 할 것과, 자신을 돌아보며 화해하는 마음, 즉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권해 드렸고 혹시라도 앞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 오게 되는 경우 활용하시도록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기법을 알려 드려서 그가 그  자신을 깊이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갈 수 있게 되도록 마무리했다.


삶의 무게와 그리고 그것을 덜어낼 수 있는 힘은 늘  우리의 내부에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며 마음은 모든 것을 허물기도 하고 견고하게 세울 수 있게 하는 힘도 있음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 의미있는 상담이었다.


그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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