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다고 노래한 시인이 있었지요.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면 구름층이 아름답기가 그지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문득 문득 하늘을 자꾸만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늘상 생각해 보는 화두! 사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미국의 인본주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의 말을 빌려 이 가을에 한 통의 편지를 쓰고 싶어집니다.
로저스는 우리에게 "당신 자신이 아닌 다른 눈군가가 되지 말라" 고 설파 했습니다. 나만의 소중한, 나다운 자아를 잊고 어떠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의무감에 매여 살지 말라고도 했지요. 우리들 자신은 타인의 요구에 맞추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기에 타인이 우리들의 사고, 감정, 행동에 대해 내리는 평가에 맞춰 살아서는 안 된다고.... 오래 전에 저는 로저스의 이 한마디에 활연대오한 기분으로 들떠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우리가 절망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아서가 아니고 반대로 우리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생각 나네요. 진정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의지는 참으로 절망을 이기는 힘이라고한 로저스는 사람의 본성을 가장 존중한 위대한 학자가 아닌가 싶어서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자기만의 삶의 모델이 있고 그 모델을 닮아가고 싶어하고 그 모델처럼 살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깊이 따지고 보면 나는 나만의 소중한 내적 자산이 있고 엄청난 나만의 가치가 있는 법인데 그런 것들을 과소평가하고 내 것 아닌 것으로 내 안을 채우려고 애 쓰지는 않나 싶어집니다.
나를 가장 사랑하며 살아가는 길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대견해 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나 만의 장점을 찾아내어 나 자신에게 한 없는 칭찬을 해주고 격려 해 주고... 그러다 보면 나는 어느 새 기쁨으로 충만한 온전한 내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가을빛 처럼 청명한 에너지를 가슴에 채우고 싶은 시간, 이곳을 찾아 오시는 한 분 한 분 모두에게 그들만의 고귀한 존재에 대해 깊은 감사와 경외의 시간을 가져 봄은 어떨까 싶어집니다.
늘 지금 이순간의 나를 즐기며 행복하십시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이 순간을 저당 잡히지 마십시요. 이렇게 흘러간 이순간은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가을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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