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만남이라고 한다. 우리는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인생경험을 하며 성장하고 행복을 경험하고 성공도 한다. 하지만 또한 잘못된 만남을 통하여 불행을 경험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위대한 만남이 많이 있다. 한번의 만남을 통해서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만남은 중요하다.
만남이란 여러 가지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다. 만남이라고 하면 직접적으로 얼굴을 대면하면서 만나는 만남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상 그런 만남 이외의 만남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서 책을 통해서 만나는 만남도 소중하다. TV를 비롯한 매체를 통해서 만나는 만남도 있다. 이런 만남을 우리는 간접적인 만남이라고 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MBC-TV의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서 유재석을 비롯하여 젊은 스타 6명 대상으로 최면을 한다고 만났을 때, 그 만남은 분명히 처음 만남이었지만 나는 아주 친근한 느낌을 느꼈고 마치 원래부터 아는 사람들인 것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은 TV를 통해서 여러 차례, 오랫동안 그들을 만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직접 만나는 만남 못지 않게 간접적인 만남도 중요할 수 있다.
나는 에릭슨을 여러번 만났다. 책에서도 만났고 미국의 최면 세미나를 통해서도 만났다.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서도 만났다. 물론 이러한 만남은 모두 간접적인 만남이었다. 아쉽게 한번도 직접적인 만남을 갖지는 못했다.
나는 로저스가 말년을 보냈던 캘리포니아의 샌디에고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였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로저스가 대학원 수업도 하였다고 들었지만 내가 공부할 때는 이미 은퇴한 후였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로저스의 연구소가 있었다. 졸업 전에 반드시 그를 한번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그가 병중에 있었다고 하였다. 결국 나는 1986년에 졸업을 하였고 그는 1987년에 세상을 떠났다. 같은 시기에 같은 도시의 공간에 살고 있었지만 만나지 못하고 귀국을 하였으니 아쉬움은 컸었다. 여기에 비하면 에릭슨의 경우는 덜 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1980년에 세상을 떠났으니까. 그때는 내가 미국에 유학을 가기 전이었으니 직접적인 만남은 불가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2001년쯤엔가 내가 미국에서 객원교수 생활을 했을 때 아리조나주 피닉스로 간 적이 있었다. 피닉스는 바로 에릭슨이 인생 후반기를 보내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에릭슨최면을 완성하였고 에릭슨최면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여생을 보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곳에는 에릭슨최면재단이 있으니 피닉스와 에릭슨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에릭슨재단을 방문했을 때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건물 앞에서 한참이나 감동에 젖었던 기억이 있다. 그 에릭슨의 흔적이 그곳에 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에릭슨의 치료 사례들을 보면 아리조나주나 피닉스의 지역적인 상황과 관련한 내용이 등장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을 방문했던 기억은 나에게 좋은 앵커링이 되었다. 실제로 에릭슨의 흔적인 피닉스 시내 곳곳에 있다. 그의 생가도 물론이지만 그가 다녔을 법한 거리들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흔적을 느끼면서 피닉스를 드라이브한 경험은 참으로 뿌듯했다. 그렇게 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에릭슨을 만나고 있었다.
만남은 좋은 것이다. 특히 위대한 사람과의 만남은 더욱 좋은 일이다. 인생을 살면서 그러한 만남을 또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기대를 해본다.
에릭슨은 너무도 인간적인 것 같다. 그의 글을 읽으면 피가 느껴지고 맥박이 느껴진다. 그리고 인간애가 느껴지고 이론이 아닌 몸의 체온이 느껴진다. 상담과 치료를 이론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온몸으로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낀다. 어쩌면 상담자나 치료자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해본다.
에릭슨 최면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에릭슨을 보다 잘 이해하면서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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