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의식은 현실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모든 것을 포괄한다.
그래서 무의식이라고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무의식’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잠재의식은 의식의 빛으로 파악되지 않는 한 어둠 속에 놓여 있다.
잠재의식은 인식되지 못하는 부분이기에 우리가 잘 모르고 있으며
그래서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은 나름대로 많은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인간의 성격이나 행동을 지배하고 통제한다.
그러나 잠재의식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일어나는 반응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즉, 잠재의식은 사고, 감정, 행동에서의 자동화된 반응, 자연스런 반응,
습관적 반응, 반복적 반응, 나도 모르게 하는 반응, 별 생각없이 일어나는 반응, 무의식적 반응이다.
우리가 잠재의식적 반응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는 속담이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어릴 때 형성된 습관은 변하기 어렵다는 뜻인데
여기서 말하는 세살 버릇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잠재의식화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작심삼일’이란 말도 있다.
이 말은 우리의 결심은 사흘을 넘기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또한 우리가 흔히 하는 결심은 ‘의식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되
잠재의식화되지 않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고 빨리 무너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모름지기 어떤 결심을 한다고 하더라도 잠재의식 수준에서 제대로 이루어질 때
효과적인 변화나 학습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하겠다.
한편 잠재의식은 우리의 생물학적인 생명활동을 관장하기도 하지만
심리적인 여러 가지 기능도 수행한다.
예를 들면, 기억을 저장하며 정서나 감정을 통제하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기억을 조직하며 모든 지각과정을 통제하며 습관적 행동을 하게 한다.
그러면서 표면화되지 않은 많은 잠재적 능력들을 포괄하는 마음의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잠재의식은 부정적인 차원과 긍정적인 차원 모두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
과거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 기억은 잠재의식에 입력되어 현재의 행동과 성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생선을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려서 아주 큰 고통을 겪고
심지어 병원에 입원까지 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그 후로는 생선을 아예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심코 생선을 먹은 후에 알레르기 현상을 경험하곤 한다.
이것은 부정적으로 영향 미친 잠재의식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현상이 사실은 잠재의식적 기억과 관련된다고 하면
잠재의식의 작용이 의외로 큼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느 골목길을 지나다가 개에게 심하게 물린 적이 있었던 사람이
그 이후로는 개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골목길을 가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도 무의식의 작용이다.
그리고 특정한 날이나 요일에 아주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했다면
그 날짜나 그 요일이 되면 괜히 그 충격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은 마음에
그 날짜나 요일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상의 예들과는 반대로 성공했거나 행복했던 경험들은
오히려 현재의 심리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주 다니던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자주 듣던 음악을 세월이 지난 후에 우연히 듣게 될 때
갑자기 로맨틱한 무드에 젖어들거나 당시의 장면을 떠올리면서
행복한 기분으로 젖어들 수 있는 것도 무의식의 작용이다.
뿐만 아니라 그 음식점이나 카페, 또는 그곳과 비슷한 장소를 갈 때마다
그 음악을 떠올리게 되고 옛 추억에 빠져들면서
로맨틱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때때로 옛날의 행복했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앨범을 볼 때,
벽에 걸린 표창장이나 상장을 보거나 진열해 놓은 관광지에서 샀던 기념품
또는 선물들을 볼 때 행복해하고 성취감에 젖거나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무의식의 작용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상의 예들은 무의식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일상적인 마음 상태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나타나는 경우이지만,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그러한 상태나 행동이 야기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추억이 담긴 특정한 장소에 직접 가봄으로써
의도적으로 그 추억 속에 빠져들 수 있다.
이별하여 지금은 가까이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그를 더 가까이 그리고 깊이 생각하기 위하여
사진을 보거나 관련 물품을 보고 만지는 경우가 그러하다.
수몰지구 출신의 실향민들이 고향이 그리울 때
댐으로 와서 주변을 둘러봄으로써 과거의 아름다운, 그리운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도
의도적으로 잠재의식적 마음 상태나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이나 불안,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우연히 담배를 피거나
음악을 들음으로써 조금이라도 그러한 심리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사람은
이 다음에도 그와 비슷한 심리 상태를 경험할 때 의도적으로 담배를 피거나 음악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반복될 때 흡연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습관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도 잠재의식의 작용이다.
그리고 같은 심리 상태 하에서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의 습관,
군것질을 하거나 정도 이상으로 과식하는 습관도 모두 같은 원리로 작용하는 잠재의식적인 행동이다.
이처럼 잠재의식이 우리의 심리상태나 일상적 행동,
그리고 심지어 습관을 지배하는 정도가 크다면,
우리가 그 잠재의식이라는 엄청난 자원을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능력을 갖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원치 않는 마음 상태와 행동,
습관을 멀리하고 원하거나 바라는 성공을 이룩하거나 창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는 무의식이 의식화되고,
의식적으로 학습하고 이해하고 반복연습하는 지식․기술․능력들이 잠재의식화될 때
비로소 완전한 학습과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설기문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굿과 사주, 그리고 최면에 대한 TV 녹화에 참여했더니 (0) | 2012.01.21 |
---|---|
[스크랩]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다...... (0) | 2011.12.29 |
지금! 당장 하세요. (0) | 2011.12.07 |
공황장애와 심리치료 (0) | 2011.11.30 |
돈 돈 돈... 돈 이야기 (0) | 201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