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칼럼

돈 돈 돈... 돈 이야기

설기문 2011. 11. 30. 16:18



내가 죽는다면 더 이상 돈이 필요 없을까?

죽음 뒤에 쓸 돈을 모아두기 위해 쌈지돈을 꼬깃꼬깃 저금하는 할머니들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돈과 관련한 주변이야기이다.


돈 이야기는 내 놓고 하지 못하는 약간은 그늘속의 그림자 같다.

내 놓고 돈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돈 밝힌다는 말로 매도 하기도 하고,

그 무엇보다 은밀하게 관심이 많은 분야가 돈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나도 그렇다.

돈을 좋아하지만 돈을 좋아하는다는 말을 왠만한 자리에서 쉽게 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허물없고 편한 사람에게만 돈 이야기를 한다.


남편들이 은퇴하는 시점이라 친구들도 돈에 관심이 예전보다 큰 듯 하다.

예전엔 아이들 교육비에 관한 지출이 커서 걱정이었지만

이젠 우리들 자신의 노후를 걱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


글을 쓰며 나는 다시 한 번 발견한다.

나는 돈이 좋다는 것을, 

나는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들 녀석이 논산훈련소에서 4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 녀석은 훈련소에서 가깝게 지내던 훈련동기로부터 돈에 눈뜨는 법을 배워왔다.

이름하여 주식투자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젊은이 답게 일단 먼저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퇴근후 밤마다 주식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고

가까운 친구들과 논의를 하기도 하면서 작은 액수로 주식을 시작했다.


그녀석이 하는 일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는 내심 호기심과 넘치는 흥미로움을 숨길 수가 없었다.

작은 돈으로 시작한 그것이 조금씩 날마다 늘어난다.

어떤 주식을 매입할 때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나름대로의 투자 원칙도 있는 듯 하다.

어제 오늘, 그녀석은 흥분상태이다.


곁눈질로 어깨 너머로 바라보는 주식시장은 내게 묘한 이끌림을 끌어낸다.

나도.. 나도.. 하다가 나는 주저 앉는다.

그 다음날이면 나는 어제의 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 녀석이 언제까지 이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지는 모르지만

아침출근 직전에 확인하고 퇴근 후 야심한 밤에 상태를 파악하기에

그 일에 몰입한 상태로는 볼 수 없지만

늦은 나이에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배운다.


돈을 좋아하기 시작한 아들,

돈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는 아들,

돈에 관해 아주 즐거운 경험을 하는 아들,

돈의 흐름을 살피기 위해 나름 즐거운 공부를 하는 아들,

그 아들 주변에 흐르는 에너지는 요즘 

돈 돈 돈인 듯 하다.


돈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독버섯처럼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기분 좋은 하나의 도구를 사랑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돈이 없다면

삶에 재미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동서양을 통털어 

가장 평범한 진리가 되어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