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등교거부와 심리치료의 안타까운 현장 이야기

설기문 2011. 6. 8. 16:58

 

 

 

학교가기를 두려워하는 등교거부 학생들이 많다.
그들은 학교를 공포스러워 하고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을 무서워한다.
학교와 관련된 모든 것이 두렵고 공포스러운 것이다.

요즘들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교관련 학생들의 예를 들어 보면
친구들과의 관계가 무난하지 못하고 주변의 친구들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경우도 많지만
학습과 관련한 공포감을 크게 느끼는 경우도 많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잘 해서 부모님의 기대가 큰 아이들은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형제나 자매가 함께 살아가는 집에서 특별히 어느 한 자녀가
탁월한 학업성적을 보여주거나, 모범생의 모습으로 부모님의 인정을 받을 때
그렇지 못한 남은 자녀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마음의 병을 앓는 학생들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청소년의 마음앓이는 아직 완전한 성년이 되지 않은
미숙한 성년의 상태여서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부분이 많다.
스스로의 불안과 공포를 제어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공격적, 폭력적 성향을 나타내는 학생들도 많다.
평소에 유순하기 짝이 없던 자녀가 갑자기 언어나 행동이 난폭해질 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몹시 놀라고 당황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훈계를 하거나 인지적인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경우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또한 부모님들은 자녀들과 의사소통의 문제에서 원만하지 않아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몇 개월전의 상담 사례 중의 하나를 보면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의 경우인데
그녀는 성실하고 모범생인 오빠를 두고 있었다.
오빠는 언제나 그녀에게 좋은 충고를 많이 하고 공부도 잘 돌봐 주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치른 중간고사에서 그녀의 성적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빠가 자신의 공부보다 동생의 공부를 더 챙겨줬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의 성적은 반에서 겨우 중간정도였고, 오빠는 전교석차에서 한자리수를 지켰다.
부모님은 무심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겨우 이 성적이냐?'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가끔 학교에서 보는 쪽지 시험의 경우 자신은 열심히 공부했지만
꼭 몇개의 오답이 나오고 공부를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은 옆자리 친구는 백점을 맞는다고 한다.
그러한 일상의 자잘한 스트레스가 학교를 마음에서 밀어내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그녀는 학교가 점점 더 싫어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는 그래도 상위권에 속했는데 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중간을 유지하기도 어렵단다.
그녀는 머릿속이 아득하고 책만 봐도 골치가 아프고 성적표를 떠 올리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눈앞이 어질어질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가 싫어지고 점점 더 학습에 의욕을 잃게 된 것이다.

공부 문제가 해결이 되면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그녀를 보며
우리는 학습치료를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심리적 면역력이 낮은 부분부터 다루어 자존감을 높이고
그녀의 학습방법이나 학습에 대한 인지, 시험과 관련한 정서들을 분석하여
그야말로 완전한 학습치료쪽으로 접근했다.
학습에 대한 흥미, 과목에 대한 호기심 정도,
어려워하는 과목과 그것의 분석, 그리고 좋아하는 과목을 찾아내고
무의식에 긍정적인 동기를 심어주고 성취감을 일깨워주는 쪽으로 트랜스를 활용한
심리상담을 이어갔다. 최면기법도 이러한 경우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심리치료나 심리상담의 장에서 내담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파악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어린 중학생인 내담자에게 우리는 최면과 NLP적 요소,
그리고 시간선치료를 통한 과거와 미래를 건강하게 이어주는
미래의 자신의 이미지를 확연하게 그리게 했다.
다행히 그녀는 상담을 즐거워하고,
학습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고 공부를 즐기기 시작했다.
차 다행한 마무리가 되었다.

위와 같이 어떤 문제가 나타나면 보다 심층적인 접근과 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자꾸만 늘어가는 등교거부 학생들,
이들을 위한 따뜻한 대책과 공감,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은 대단히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