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의 상담사례인데 한동안 잊고 지낸 내담자의 어머니로부터 안부를 전해 듣고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사례로 나누어보려 한다.
그녀는 처음 거식증과 알콜 중독증상으로 온갖 고생을 다 했다며 상담실을 찾았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서 왠만하면 스스로의 의지로 이러한 고통을 극복해보려 애썼지만
날이 갈수록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할 수가 없어서 고통은 극에 달했다.
이를 잊기 위해 밤마다 친구들을 불러내어 술을 마시게 되면
허약한 몸은 술을 감당치 못해서 며칠 동안은 거의 실신 상태 같은 상황이 계속적으로
지속되었다. 바라보는 가족들도 처음엔 안타깝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나무라기도 하고
달래기도 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던 중 정신신경과 치료를 받게 되면서 이상하게도 그 증상은
더 심해지고 약을 먹기만 하면 즉시 토해버리며 성격이 점점 더 난폭해져서 집안의 집기들을 부수기도 하고...
기가 막힌 부모님들은 그녀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애를 태우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사업까지 내리막길을 치닫기 시작하면서 그 가정은 희망을 잃는 듯 했다고 한다.
신심이 돈독한 그녀의 어머니는 형편 닿는대로 상담비용을 마련했다고 하시며
딸을 살려 달라고 눈물로 애원을 하셨다.
그래서 상담이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총명하고 이쁘다는 말을 들으면서 성장한 그녀는 영원히 자신이 공주처럼 살게 될 줄 알았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만났던 남자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좀 더 날씬하면 보기 좋을텐데.... 살 좀 빼라' 라는 말을 하더라고...
처음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날이 갈수록 그 말이 점점 더 마음에서 살아나면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자신감을 잃게 되었다.
다이어트도 나름대로 해 보곤했지만 체중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던 어느 날 그 남자친구는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고 그녀에게 결별을 통보해 왔다고 한다.
마음으로 상처를 받게 되고, 그게 너무 화가 나서 그녀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을 마실수록 몸무게는 더욱 늘어나게 되자 그 후부터는 술을 마시고 화장실에 가서
손가락을 입에 넣어 모든 음식물과 술을 토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음식물을 토해내고 나니 왠지 기분이 가벼워지더라는 것....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거식증은 날이 갈수록 아예 음식을 거부하게 되는 현상으로 바뀌어갔다.
점점 더 야위어지고, 성격은 예민해지고, 불면증까지 겹쳐서 그녀는 세상이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직장에 잘 들어가고, 사회생활도 잘 하고 있는데
자신만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도 못하고, 연애에도 실패한 인생의 낙오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그녀는 서서히 몸도 마음도 말라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가 약한 사람들이 많다.
자기애, 혹은 자기존중감이 낮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똑 같은 상황에 놓인다고 하더라도 심리적 면역력이 높은 사람들은 그런 문제에 대해서 가볍게 대응할 수도 있지만
허약한 내면을 가진 사람들은 상처를 크게 느끼고 아픔을 오래 간직하는 것이다.
그녀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영어를 특별히 잘 해서 받은 상들이 많았다.
그녀의 우수한 영어실력과 이를 부러워하던 친구들과 선생님을 떠 올리며 앵커링 요소들을 찾아내었다.
긍정적인 요소들이 우리 안에 많을수룩 우리는 마음의 부자가 될 수 있다.
다행히 그녀는 어릴적의 행복한 추억들이 많았다.
그러한 것들을 선별하여 자신의 고유한 능력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었다.
상담 스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트랜스 상태속에서 그녀는 이미 프로그래밍 된 부정적인 그림들을 지워내고
새롭게 희망적이고 고무적인 자신의 모습을 프로그래밍했다.
시간선치료 기법이나 NLP에서의 새틀짜기 같은 기법들은 이러한 상담시 대단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상담현장에서는 상담자의 자원이 많을수록 상담의 결과가 바람직할 경우가 많다.
트랜스 심리치료나 트랜스 행동치료 상황에서의 다양한 스킬들의 자유로운 활용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상담을 마치고 난 후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심리적으로 너무 허약한 편이니 NLP 교육을 받거나 아니면 행동치료를 좀 더 받아보라고...
그녀는 기꺼이 우리연구소에서만 이루어지는 특별한 행동치료를 한 번 더 받았다.
그렇게 2회기의 상담을 마치고 우리는 기분 좋게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던 것인데
그녀의 어머니가 전해 준 안부는 그녀는 국가자격고시에 응시하여 자신이 바라던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최근에는 굴지의 회사에 취직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보기좋게 살이 올라 이쁜 모습으로 되돌아 온 딸의 모습을 자랑하시면서....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 언제나 가슴이 뭉클한다.
그녀가 참 고마운 생각이 든다.
건강하고 활달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녀가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늘 그렇게 행복한 그녀이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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