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풀리지 않는 심리상담과 무의식의 저항

설기문 2008. 11. 27. 13:20

 

 

 

상담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의 상태는 밤하늘의 별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어쩌면 똑 같이 생긴 사람은 하나도 없듯이 마음의 상태 역시 똑 같은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닐까 싶다. 비슷하긴 해도 결국은 많이 다른 마음의 세계......

 

요즘은 상담을 하면서 무의식의 저항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병원에서 의사가 전문적인 소견을 통해 완벽하게 처치를 해도 증상이 완화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상담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 상담에 임해도 내담자는

한결같이 긴 상담이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문제로 인식하는 부분들에 대해 게운한 심리적

경험이 되지 않음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어쩌면 거의 백퍼센트 무의식의 저항이 작용함을 볼 수 있다.

노련한 카운슬러는 핵심적인 감정의 상태, 내담자가 심리적인 호전상태를 맞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의 기저를 읽을 수 있기에 상담은 무난하게 정리가 되고,

내담자 역시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의 경우,

본인의 의지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해야한다는 각오로 학습에 임하지만

어느 날 문득 눈이 가시에 찔린 것처럼 통증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안과를 찾아가서

온갖 검사나 처방을 다 받아 보아도 이상없다는 통보만 받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평범한 주부가 온 몸이 무기력하고 식욕이 떨어져 음식을 입에 댈 수가 없어 병원을 찾아가

갖은 검사를 다 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지만

본인의 증상이 견딜 수 없도록 힘든 상황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극심한 불안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는 어느 분의 경우, 병원에서 처방한 약에 의존하여

하루 하루를 잠을 자며 살아가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위의 예들은 최근의 상담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수험생은 본인이 서울대학교를 꼭 가야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그의 스마트한 머리와 가족들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심층구조 가장

아랫부분에서는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이 각인되어 있었다.

너무나 공부는 하기 싫지만 도저히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이기에

그의 무의식은 눈을 아프게 함으로써 공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는 눈이 아프기 때문에 도저히 공부를 할 수가 없으며,

그와 가족들이 꿈꾸는 대학에 진학을 못하게 된다하더라도 그건 그의 몫이 아니며

타당하고 합리적인 분명한 이유(눈의 고통)를 제시해주는 명분이 되는 것이다.

무의식은 이렇게 선의적으로 주인을 위해 일한다는 NLP의 논리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무기력증을 호소한 주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나 완벽하게 깔끔하고 정리정돈이 된 살림을 꾸려가기를 원하는 남편의 고된 시집살이가

그녀를 차라리 기운이 없고 무기력한 병으로 초대함으로써 그것을 피할 수 있게 하는 확실한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이며,

불안증을 안고 살아가는 그 분 역시 가족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 커버린 자식들은 자신의 배우자들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아가며 엄마를 잊고 있었으며,

남편 역시 바깥일에 매달려 부인의 존재에 대해 살뜰히 챙겨주질 못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불안증을 초대하여 심리적으로 누군가의 적극적인 도움을 이끌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무의식이 우리들을 위해 일하는 기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도록 완벽한 것이다.

 

그래서,

유능한 상담가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는 눈을 가져야 하며

내담자의 심층세계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위의 사례들의 경우엔 그 문제의 핵심을 끄집어 올려 내담자의 눈으로, 마음으로 확인하게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대부분의 경우 내담자들은 자신의 내면속의 깊은 감정적,

정서적 뿌리를 발견하는 순간 그 어렵고 고통스러운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최근에 만난 상담사례들은 한결같이 위와 같은 경우가 많았기에 잠시 소개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