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과 최면현상에 대하여
최면과 최면현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무엇보다도 최면이란 암시가 강력하게 작용하는 마음의 상태 즉 피암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면이란 일상적 정상 상황에서보다 암시가 더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최면에서는 의식의 비판작용이 억압되고 집중성이 높아지고 특정 사안에 대한 각성 정도가 고양된다.
이러한 고도의 집중과 각성 상태에서 주어지는 암시는 무의식의 마음에게로 직접 작용한다.
이때는 암시가 각성시보다 아주 잘 수용되고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최면은 고도의 피암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최면은 몸과 마음이 최대로 이완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하루 중에서 몸과 마음이 가장 크게 이완되는 상태가 바로 수면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면상태에서는 의식도 같이 잠들기 때문에
최면이란 잠들기 직전의 상태처럼 의식은 깨어있으면서도 몸과 마음이 최대로 이완된 상태이기도 하다.
사실 이 상태에서는 의식은 있기 때문에 고도의 정신집중이 가능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최면을 의미하는 영어인 hypnosis란 말을 처음으로 만든
스코틀랜드의 의사였던 브레이드는 최면이란 변형된 의식상태로서 환자가 깊이 이완되면서
동시에 정신을 차리고 있는 상태라고 하였다.
이 상태에서는 무의식의 작용이 활성화되어
의식상태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경험할 수 있다.
재론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의식 상태가 된다고 하더라도 의식은 여전히 깨어있다는 사실이다.
최면에 대한 가장 큰 오해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즉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면에 걸리면 의식은 없어지기 때문에 최면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최면이란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영화를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세상에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영화를 볼 사람이 없듯이 아무것도 모르는 가운데 최면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최면상태라 하더라도 의식은 깨어있기 때문에
마치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옆 사람과 얘기를 하면서 영화를 보듯이 최면상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안다.
셋째로 최면은 고도의 집중상태이다.
사람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무의식중에 최면과 같은 트랜스 상태를 많이 경험하지만
그것이 최면 상태와 유사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어떤 일에 집중하거나 몰두할 때
우리는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오거나 심지어 전화벨이 울려도 알지를 못한다.
이는 바로 최면과 같은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들을 때,
또는 소설을 읽을 때는 그 일에 “정신이 빠져서” 다른 일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어떤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무엇을 하는 최면 상태와 같은 경험을 무수히 많이 하면서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면은 믿음의 상태이다.
어린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울면 할머니는 아이의 배를 만지면서 곧 나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아이는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통해서 사랑을 느끼고
그 손이 자기를 낫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이완을 경험하는 가운데
곧 통증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이런 경험들은 따지고 보면 최면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짜약이라도 그 약을 먹으면 낫는다고 믿을 때 치료의 효과를 발휘하는 위약효과의 경우에도
믿음에 근거한 최면의 효과가 작용한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최면은 곧 믿음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영어에서는 의미하는 단어로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hypnosis와 mesmerism이다.
물론 후자의 단어는 현대 최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정신과의사인 Mesmer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앞의 단어 즉 hypnosis는 “잠”을 의미하는 그리이스말 hypnos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한자어에서도 그 잠의 의미를 살려서,
잠 즉 수면을 의미하는 최면이란 말이 만들어졌으니
고대인들은 최면상태와 잠의 상태를 비슷한 것으로 여겼던 것 같다.
설기문 저 "최면의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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