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할아버지 상담 이야기

설기문 2007. 10. 28. 13:22

 

 

2주일 전에 상담센터를 찾아 와 상담을 하고 돌아간 내담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2주전에 자신이 받았던 2주 전의 심리 상담이 너무나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 자신의 심리, 신체적 고통들이 사라진 상태에서

너무나 감격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상담자는 보통 이런 순간이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 된다.

그녀가 상담을 받았던 그 날 함께 모시고 왔던 그녀의 아버님께서

딸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상담을 받고 싶어 하신다고....

그래서 상담일이 잡혔고 상담이 실시되었다.


아버님의 말씀은 딸이 상담 후 (빙의관련) 몸이 가벼워지자

따님께서 아버님이 상담 받아보실 것을 강력히 권하셔서 오시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문제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그분의 평소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머리가 흔들리는 증상,

그리고 안구의 통증, 또 가슴이 늘 답답한 문제 등등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셨다.

어르신께서 최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최면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해 드렸다.

최면이란 의식을 놓아버린 상태가 결코 아니며 

TV를 통해 드라마를 보듯 집중하는 상태라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자의 유도에 집중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연세가 드셨지만 깊은 심호흡과 점진적 이완으로 최면을 유도하자

비교적 트랜스 상태로 잘 들어가셨다.

연령 퇴행을 하고 바디 스캐닝을 실시하면서 자세한 관찰을 해 본 결과

빙의상태임이 감지되었다.

빙의가 잠재하고 있을 때 잠재의식은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빙의를 불러 보았다.

“머리속에 있으면서 머리가 흔들리는 듯한 증상과 관계있는 존재가 있으면

나와서 반응을 보여 주세요” 라고 빙의령을 불러보자

신기하게도 그분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존재라고 하는 빙의령이 나타났다.

그들의 말을 빌자면 산소에 물에 너무 차 있어서 괴로우니

이장을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거처(산소)가

너무 불편하다며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그 빙의령들에게 내담자는 죄송하다며 그렇게 해 드리겠다는 약속을 하였고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빙의령들은 떠나갔다.

그리고 안구와 관련된 빙의령을 불러내자 생전에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고통 받다 돌아가셨다는 그분의 친할아버지가 나타났다.

그 외에도 몇 년 전에 낚시 도중 익사한 그 분의 작은 외삼촌,

법사님이셨다는 큰외삼촌과 불의의 사고를 당한 친척들이 너무나 많이 나타났다.

다행히 내담자는 종교을 갖고 있었는데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에 극

락왕생하시라는 축언으로 빙의령들과의 대화를 시도했고

그들의 한 많았던 삶을 위로해 주었다.

빙의령들 역시 살아있는 존재처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자신이 인정받고 있으며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 시작하면

의외로 빙의 문제는 해법이 쉬워지는 법이다.

그들 역시 몸이 없이 마음만 남아 있는 존재로 본다면

그들에게도 사랑은 필요한 법이다. 그

리고 그 사랑은 그들의 영혼을 좀 더 행복하게 하고

 분별있게 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빙의령들에게 진심을 담아 몇 차례 위로하고 설득하자

그들은 두 팔을 벌려 춤을 추는 듯한 자세로 자신들의 거처로 떠나갔다.

내담자의 표정은 그런 순간 환해지고 피부 빛깔 역시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빙의가 머물렀던 자리들을 하나 하나 꼼꼼하게 점검해 보니

더 이상의 빙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상담이 끝나자 내담자인 할아버지는

자신이 경험한 현상에 대해 신기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선 당장 눈을 감고 뜨는 일이 가볍고 편안해졌으며

통증이나 안구 건조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신기해하셨다.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몸이 반응하는지에 대해 오래 놀라워하셨다.

가족중에 나름대로 고통이 있는 아드님을 데리고 와

꼭 자신과 딸의 경우처럼 상담을 받게 하고 싶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하시며 상담실을 떠나셨다.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은 나이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보며

감정이란 것은 사람에게 영원한 화두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부정적인 감정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부정적인 흔적을 남기는 것 같다.

할아버지 역시 살아오신 환경이 두루 어려움이 많으셔서

세상에 대해 많은 원망하는 마음과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신 흔적이

엿보였다.

 

내 스스로 나의 모든 감정적인 것들을 잘 조절할 수 있다면

나는 온전히 행복해 지는 법이거늘,

내가 나 아닌 것에 마음을 뺏기고 흔들린다면 그 때부터 몸과 마음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