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 귀신장사하는 사람들'편에서는 빙의,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빙의에 관한 문제를 다루며 빙의와 관련한 사람들의 피해사례와 함께 빙의치료 빛 빙의상담의 현장을 소개하면서 빙의에 관련한 여러사람들의 예를 소개했다.
지난 11월1일 토요일 밤, SBS-TV의 유명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빙의와 관련한 문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에서는
“귀신 장사하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빙의문제를 악용하는 사람들과
그로 인해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보도하였다.
나 자신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빙의와 관련하여 인터뷰에 응하고,
빙의문제가 최면을 통해서도 접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다양한 최면실험을 통하여 최면의 세계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빙의(憑依)란 ‘귀신이 쓰인 상태’,
‘죽은자의 영혼이 산 사람에게 들어가서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흔한 빙의의 문제를 이런 귀신의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빙의 문제에는 깊은 심리적인 문제가 함께 개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차원에서 풀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일은 최면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래서 빙의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내용이야 어떠하든 사실 이러한 빙의의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존재해왔다.
다만 그 문제를 어떤 차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느냐는 점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달라져왔다.
각 지역의 원시문화나 고대문화에서는 물론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빙의의 문제는 늘 우리와 함께 해왔던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릴 때 시골에 살았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객고라는 것이 있었다.
객고는 객귀의 사투리로 생각되는데 그것은 떠돌아 다니는 귀신으로
특히 제사음식에 잘 붙어 다닌다고 한다.
남의 제사집이나 상가집에 갔다가 몸이 아프면 흔히 객귀 붙었다고 말한다.
이럴 때 할머니와 같은 분이 계시면 객귀 들린것 같은 증상을 보이면 객귀가 들렸는가를 확인하고
식칼과 바가지를 활용하여 “허이~ 객귀야 물렀거라!”고 외치는
일종의 객귀 물리는 일종의 의식을 하곤 했다.
아마도 오늘날에도 시골에는 이와 같은 전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이러한 전통은 민간의 미신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배웠고
또 실제로 성장하면서 그러한 미신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이 달나라 뿐만 아니라
더 먼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 생명이 복제까지 되고 있는 생명과학시대에서
더 이상 귀신과 같은 것은 없으며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것이라고 믿어졌다.
물론 한편으로는 빙의의 문제는 과학과는 별도로 종교적인 차원에서 취급되어오기도 하였다.
특히 불교에서는 특히 망자에 대한 의식이 많이 발달해온 것 같으며
그 가운데 영가라고 하는 영혼과 관려하여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천도제라는 것을 시행해왔다.
물론 기독교 성서에도 귀신들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예수께서 귀신을 쫒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는 로마의 카톨릭 교황청에서도 퇴마를 전문으로 하는
사제를 양성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발표가 있기도 하였다.
실제로 교회나 성당에서는 목사님이나 신부님이
안수기도나 퇴마(구마)의식을 시행하는 예가 있음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어쩐 일인지 각종 언론에서 귀신 문제, 특히 빙의문제를 많이 다루어왔다.
그래서 빙의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빙의를 치료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천도제나 퇴마의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도제는 주로 무속인이나 스님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퇴마의식은 기공사, 퇴마사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최면을 통한 빙의치료도 소개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기공사에 의한 퇴마의식이 많이 소개되고 방영됨으로써
그동안 음지에 있던 이들의 모습이 공개되고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됨으로써
빙의나 삶의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이들에게 찾아가고
도움을 청하는 사례가 많이 생긴 듯하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빙의문제를 악용하거나 빙의를 빙자하여
터무니없이 돈을 요구하거나 사례들이 많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그러한 피해를 보고 우리 상담실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흔히 있음을 볼 때
그러한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난 방송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피해자들도 방송 PD와 함께 나에게로 와서
그러한 피해 사례를 소상하게 전해주는 것을 들어봤을 때
생각 이상으로 그러한 피해가 큼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때에 빙의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아울러
빙의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제대로 도움받거나 빙의문제가 예방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듯이 빙의문제는 단순히 ‘귀신이 쓰였기 때문에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
는 식으로 봐서는 해결되기 어렵다.
다시 말해서 빙의의 문제를 귀신을 쫓아내는 퇴마의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전통적으로 퇴마의식은 동서고금을 통해서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심리학 특히 초월심리학(transpersonal psychology)이나
초심리학(parapsychology) 및 최면학이 발달하면서 빙의의 문제를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최면적인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진보된 노력이 있어왔다.
그렇기에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접근하는 빙의치료적 접근은
보다 근본적으로 빙의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심리학은 과학을 지향하는 가운데
자연과학과 마찬가지로 검증가능한 것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였다.
그렇기에 검증이 불가능하거나 측정될 수 없는 초월적(transpersonal)이고
초상적인 현상(Metaphysical / ESP: Extra Sensory Perception) 들은
심리학의 관심이나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부터 조금씩 초월심리학이란 것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심령현상 조차도 심리학적 차원에서 연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심리학자들은 이런 차원을 심리학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심리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뿐만 아니라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융(Carl Jung)과 같은 이들도 영혼현상을 인정하고
직접적으로 그것을 깊이있게 연구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전통심리학의 편협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빙의의 문제는 당연히 심리학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오늘날 정신의학이나 임상심리학 분야에서도 정신적 질환을 진단하는
DSM-IV의 진단명의 하나로 빙의를 정식으로 인정하고 다루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언적인 차원이며 빙의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방법론이나
기법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오늘날 볼드윈(William Baldwin) 박사를 위시한 일단의
선구적인 심리학자들의 노력에 의하여 빙의의 문제는 심리학적인 차원에서 잘 설명되고 있기도 하다.
빙의의 문제를 심리적인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그것은 곧 ‘영혼의 감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감기는 생물학적인 바이러스와 관계되듯이
빙의도 영적인 바이러스와 같은 것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즉 빙의령을 영적인 바이러스로 이해하면 좋다는 뜻이다.
감기는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몸이 약하거나 신체적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걸리듯이
빙의 또한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마음이 약하거나 심리적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될 수 있다는
특징을 볼 때 감기와 빙의는 공통성이 있다고 하겠다.
빙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면역력이란 개념을 아울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 면역력이란 스트레스나 부정적 정서, 마음의 상처와 같은 것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나 저항력 즉 자아강도(ego-strength)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흔히 마음이 약한 사람이 심리적 면역력이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마음약한 사람들이 빙의 문제에 잘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물론 빙의의 문제를 단순한 심리적 차원 한 가지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이상의 훨씬 복잡한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의의 문제에 있어서는 이 심리적 면역력과 관련한 마음의 요인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심리적 차원을 도외시하고 퇴마적 차원에서만 접근한다면 빙의가 될 수 밖에 없는
근원이나 원인의 문제를 무시한 꼴이 되기에 빙의문제가 제대로 해결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빙의문제와 관련하여 심리적 차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 대처할 수 있을 때라야 빙의문제는 예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치유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빙의문제와 관련하여
그러한 부분이 좀 더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록 나 자신이 PD와의 인터뷰에서
그러한 심리적 차원과 심리적 요인들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였고
그러한 내용을 방송에서 제대로 다루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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