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전생을 통해 본 분노와 배신감

설기문 2008. 9. 18. 13:08

 

 전생을 따라가다 다시 만나는 무수한 전생들, 전생 속의 전생, 그리고 또 그 속의 전생, 전생이야기는.....

 

 

생과 생 사이, 이승과 저승 사이가 어떻게 생겨나 있는지.... 전생이라는 말은 우리를 아득하게 한다.

전생치료와 전생퇴행은 중요한 심리치료의 한 부분이 되며 전생퇴행을 통한 전생경험에서
평소 생각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전생, 전생퇴행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갖는다.

눈빛이 아주 선하고 착실해 보이는 40대 초반의 남자분이 내담자로 오셨다.
미리 전화로 상담 받고 싶은 부분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받으신 탓인지
오래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듯이 편안한 인사로 우리 사무실 식구들을 대하며
그분은 상담을 시작했다. 그는 이미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성실하고 부지런히, 그리고 온갖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회사를 잘 키워온 탓에
이른 나이에 이미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휼륭 하신 부모님 아래서 좋은 가르침을 받아 사회적으로 별 무리 없이 살아왔는데
15년이 넘도록 자신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자신보다 더 신뢰하며 믿고 의지했던
직원 한 사람이 별다른 뚜렷한 이유 없이 그를 떠나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말 못할 사연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퇴직하는 그에게
많은 배려를 하며 섭섭함을 표시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직원이 남몰래 회사의 공금을 빼돌렸음은 물론, 그와 가까이 지내는 협력업체 사람들에게
그에 대해 좋지 않은 악성루머들을 만들어 퍼뜨렸음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받아들인 그 일이 시간이 갈수록 그를 배신감에 떨게 했으며
그로인해 회사 사정도 잠시 위급했던 적이 있었기에 그의 충격은 더 컸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그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격해 지고 그를 만나 한번쯤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일체의 연락을 끊은 채 잠수해 버렸다고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를 오해하고 있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부분은 해소가 되었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배신감과 분노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며
이젠 회사 내에서 열심히 일하는 선량한 직원들마저도 자기를 배신할 것만 같은 생각에
마음이 너무 복잡해 지고 성격마져 이상하게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 것이 두렵다고 한다.
심지어는 부인까지 언젠가 감쪽같이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히기 까지 하기에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지도 못하고 힘겹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사건은 때로 상처가 깊어 오랜 시간이 지남에도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담자 역시 시간이 갈수록 상처가 깊어짐에 대해 깊은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한다.
그만큼 유사한 환경이 조성되면 과거의 기억이 순간적으로 떠 올라 분별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으로 전체가 그렇다고 치부해버리는 경우는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너무나 많다.
예를 들면 특정 지방 사람에게서 좋지 않은 기억을 몇 번 경험한 사람은
무조건 그쪽 지방 사람들은 그렇다고 단정하기도 하고,
특정한 음식을 먹고 심하게 배탈이 나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음식 전체가 그렇다고 단정지어 그 후부터는 그 음식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것일 뿐이며, 내담자의 경우 역시 그 한사람의 예에 불과한 것이
너무나 크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대되어간 것이다.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갔다.
그는 최면감수성이 높은 편이었고 금방 트랜스에 들었다.
퇴행을 시작하자마자 전생같은 기억을 떠 올리며 감정이입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중세시대 어느 나라에서 고위직 관료로써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친구처럼 가까운 동료가 있어서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하며 깊은 친분을 쌓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동료는 자신의 라이벌이 되는 한사람과도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며
그는 왠지 서운함과 야속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사람 좋은 그 사람은 두루 폭 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직위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그 자신은 그 부분에 대해 열등감도 가지고 있었으며 그 동료가 온전한 자신의 사람이 되기를 기대했던 것인데
그게 여의치 않고 신분마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가 더 높아지게 되자 좌절감이 커지게 되었던 것이다.
스스로 자책하며 지내다 그는 결국 그 동료를 떠나고 자신의 직위마저 반환을 하고 초야로 숨어들었다.
초야에서의 생활 역시 쓸쓸함만 더해가고 그에 대한 원망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그 동료가 괘씸하여 익명으로 투서를 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비방을 하여 그를 힘들게 하기로 맘 먹고
은근히 그 사람을 괴롭히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전생의 그 동료는 그를 배신감에 떨게 한 바로 그 사람이라며 그는 퇴행 중에도 몹시 당황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그 동료에 대한 믿음도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늘 자신이 그의 보스라는 사실을 자주 주지시켰던 일을 떠 올렸다.
늘 그에게 잘 해 주었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그는 전생퇴행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순간부터 그는 철저히 그 회사직원의 입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던 그는 트랜스 속에서 많이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에게 미안해했다. 자신이 인식도 하지 못하고 그에게 많은 주문과
완벽히 일할 것을 늘 종용했던 기억을 떠 올린 것도 한 몫 했다.
그 순간까지 그는 한번도 그러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고 했는데
한순간에 자신의 공손치 못한 태도와 상사로서 권위를 행사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는 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사람이 그렇게 자신을 떠나가도록 원인제공을 한 것도 자신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어쩌면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할 수 없었는지 스스로에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그는 괴로워했다.
분노와 적개심이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기다리리라 했다.
어느 날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자신의 오만함에 대해 사과하고 그리고 다시 좋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그리고 인생을 조심 조심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고.....
 

마음이 가벼워져 표정이 밝아진 그는 고맙다는 말을 연신 남기며 떠나갔다.
아마도 그는 가끔씩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반추하며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다.
전생퇴행이나 전생치료에서의 초점은 치료적 의미가 중요하다.
그의 전생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다.
그러한 생각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과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며 의미있는 일인 것이다.

그는 의욕적으로 열심히 자기 일에 임하고 있으며 지난 추석전야에 문자 하나를 보내왔다.
"상담을 통해 거듭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사람들에게 유익하고 귀한 일을 하고 계심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한가위가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