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례

슬픔과 아픔, 고통의 기억들과 전생 1

설기문 2008. 8. 11. 13:03

전생, 정말 전생은 없는 것인가, 혹은 전생은 존재하는 것인가에 관한 끝없는 전생논란 속의 전생 상담이야기는 우리에게 전생의 기억이 사실이든 아니든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그녀는 담담한 표정이었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인정받고 있는 남편과,
휼륭하게 잘 성장해 준 세 자녀가 있었고,
또 늘 그녀를 격려해주고 아껴주는 시어머니가 있다고 했다.
그녀의 남편 역시 언제나 온정적이었고
자녀들도 엄마에 대한 사랑이 아주 깊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아무도 몰래 상담실을 찾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늘 가슴이 뛰고 식은 땀이 나며
화가 치밀고 또 눈물이 난다는 것이다.
이유는 아주 오래 전 그녀가 어릴 적부터 결혼전까지 자라 온 가정환경에
있다고 했는데 그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본다.
 
그녀는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시골마을이었지만 나름대로 그 동네 유지에 속했던 조부모는 그녀를 극진히
애지중지하면서 키웠다.
문제는 그녀의 부모는 대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고,
어린 손녀의 재롱이 너무 사랑스럽던 조부모는 그녀를 아들과 며느리에게 보내지
않고 노부부가 키웠다고 한다.
그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의 사랑을 받으며 그녀는 자신감있게 자랐다.
 
그러나 교육열이 대단했던 조부모는 그녀의 중학교 진학을 위해 대도시에서 자리 잡고
살고 있는 아들과 며느리, 즉 그녀의 부모에게로 보냈다.
그녀는 중학교 때부터 자신의 부모님과 남동생 셋이 함께 살아가는 가정에서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 없이 잘 자랐다고 한다.
그녀의 친정 엄마는 그녀에게 그다지 살가운 애정 표현을 하지 않았으며
약간의 남존여비 사상이 있어서 남동생들에게 더 많은 정성을 쏟았다고 했다.
그리고, 또 엄마의 입장에서는 완고한 시어머니가 부담스러워서
그 밑에서 자란 딸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고......
특별히 엄마는 할머니를 무서워하고 또한 싫어했다고 .....
그녀의 아버지는 좋은 직장을 다니며 휼륭한 엘리트 사회인이었지만
그녀에게 대단히 엄격했다.
 
중학교에 다니면서 중 3이 되던 해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녀의 그 충격은 뭐라고 말 할 수 없이 컸다.
연이은 비극은 그녀의 아버지가 직장을 잃게 되었고,
가정 형편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아버지는 성격이 점점 비관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그녀가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 아버지는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왜 그런지 이유는 지금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늘 그녀에게 매를 들었다.
때로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거나,
혹은 바깥일로 마음이 상해서 술을 드시고 오는 날은 그녀는 초죽음이 되도록
맞았다고 한다.
너무 맞아서 귀가 찢어진 적도 있었고,
뺨을 너무 맞아서 양쪽 뺨이 시퍼렇게 멍이 드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그녀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너무 많았으며
그럴수록 할머니가 그리워 하염없이 숨죽여 울며 밤을 새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둡고 암울한 세월을 보내고,
그럭저럭 학교를 겨우, 힘들게 마치고 직장을 다니면서 함께 일하던 직장에서
듬직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사내 커플로 그들은 결혼을 했다고 한다.
남편은 온화한 성격이었으며 그녀를 편안하게 잘 대해 주었다.
극도로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던 그녀는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또한 남편은 결혼을 하고 직장을 옮기면서 대학원 진학을 하였고
승승장구 승진을 하여 지금은 최고의 자리에 앉아 있다고......
 
그녀의 문제는 지금도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있었다.
그녀는 최소한의 딸의 입장을 지키기 위해 가끔은 친정 나들이를 하기도 하는데
그녀의 엄마는 그녀에게 늘 은근히 무엇인가를 바라며,
아버지께서는 지나간 과거에 대해 미안하다는 사과의 뜻이나
마음 아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결코 보여 준 적이 없으며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세뱃돈마저 남동생들의 자녀들인 조카에 비해 너무 인색했다고.....
 
안 그래도 가슴에 남은 상처들이 친정 나들이를 할 때 마다 점점 더 커 간다고.....
세월이 가면 잊혀질 줄 알았던 아픈 기억들이 너무나 더 생생해지고,
더 커지고...... 그래서 울화와 분노가 날이 갈수록 극에 달해 가는데
차마 남편이나 자녀들에게 그 이야기를 할 수가 없으며,
친구들에게도 이런 부끄러운 집안 이야기를 정말 정말 할 수가 없다고.......
그녀는 이런 이야기들을 이어가면서 수 많은 한숨과 격렬한 울음을 토하기도 했다.
 
상담자의 입장에서도 차마 듣기가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였다.
그녀의 여리고 고운 심성이 드러나 보이는 겉모습 뒤에 가려진 이렇게 아픈
상처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의 행복은 드러나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이었다.
그녀의 아픈 과거가 과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늘까지 따라오며 계속 상처를 내고 있구나 싶어서 너무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었다.
 
 --->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