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칼럼

스포츠최면... 얼마나 가능할까?

설기문 2012. 3. 14. 13:32


최근에 채널A에서 "이영돈PD 논리로 풀다 - 최면"편에서 

어떤 여자 농구선수가 최면을 통하여 농구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던 사례가 소개된 적이 있다. 

그 방송이 나간 이후로 운동선수들이 최면을 해달라고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예전에도 운동선수들이 최면치료를 위해서 나를 찾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런데 운동선수들이 왜 최면을 원할까? 

최면이 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그리고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선수를 포함하여 체육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질문을 해온다.

 

어느 양궁선수가 어머니와 함께 최면을 해달라고 나를 방문하였다. 

어느 여고의 양궁부에 소속한 학생 선수인 그녀는 활을 쏠 때 느끼는 불안감때문에 최면을 받으러 온 것이다.

연습때는 열심히 잘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 즉 활을 쏘아야 할 때 화살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긴장과 불안때문이다.



거의 모든 경우에 그러하듯이 현재적 긴장이나 불안에는 원인이 있다.

이 선수의 경우에도 중학교때 코치선생님께 활을 잘 못 쏘았다고 심하게 야단맞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왠지 그때 이후로 활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고 자신감을 상실하였다.

뿐만 아니라 활을 쏘려고 하면 왠지 불안하여 정작 활을 쏘아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화살을 붙잡고 있느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결국 활을 제대로 쏘아보지도 못하고 무거운 활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 계속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이 경우에 최면을 통해서 과거에 코치에게 야단맞으면서 생겼던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활을 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쏘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최면을 받게 된다.

나는 이 학생을 지도하는 가운데 처음으로 진짜 활을 잡아보았는데 생각보다 아주 무거웠다. 

선수들도 활을 오래 들고 서 있으면 무거워서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활을 가볍게 느끼도록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표적지가 바로 눈 앞 가까이에서 보인다는 최면도 걸었다.

무엇보다도 활을 쏘는 자리에 등장할 때 심리적 편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과거에 칭찬받았던 기억과 기분좋고 자신감을 느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식으로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무거운 활이 가벼운 장난감 활처럼 느끼도록 하였다. 

이 모든 것은 최면상태에서 암시로 이루어지고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최면은 일종의 이미지트레이닝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이런 방법은 아주 효과가 좋다. 

활쏠 때의 그녀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고 활도 훨씬 자신있게 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때때로 골프 선수를 지도할 때도 있다. 

활과 마찬가지로 골프에게도 강력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많은 선수들은 불안을 경험한다.

이러할 때 최면을 통한 심리훈련은 대단히 효과가 좋다.

 

과거에 나로부터 최면을 배웠던 한 여자 대학원생은 

자신은 전혀 수영을 하지 못하는데도 수영코치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녀가 NLP를 배운다고 주변에 소문이 났던 것 같았다. 

NLP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마음을 다스리고 마인드컨트롤과 비슷한 것이라고 알려져서 

어느 중학교 수영부 학생들로부터 자신감을 비롯한 마인드 훈련을 좀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던 것이다. 


처음에 그녀는 많이 망설였지만 나의 격려에 힘입어 학생들을 맡았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마인드훈련을 시켰다. 

그 결과 별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학생들의 성적이 일취월장하여 

소년체전에서 처음으로 여러 개의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후에 그녀는 유명해져서 여기 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가 학생들에게 걸었던 마인드 훈련의 한 가지는 반환점 또는 목표지점에서 

보이지 않은 강력한 자석이 물 위에 떠있는 자신의 몸을 끌어당긴다고 상상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했더니 학생들은 물 속에 수영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몸이 

왠지 앞으로 계속 끌려가는 느낌을 느끼면서 기록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마인드 훈련은 일종의 자기최면으로서 어떤 종목에서 활동하든 

운동선수들로서는 적용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은 마음을 따라가니까 말이다. 

자신감을 가졌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몸의 상태와 불안할 때 느끼는 몸의 상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닌가?


하지만 생각만으로 그 모든 것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잠재의식을 활용하는 최면이나 마인드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최면이 스포츠에 적용될 수 있는 가치와 가능성이 생기게 되고 

그래서 스포츠최면이라는 분야가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