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심리마당/최면

최면의 종류 - (1)

설기문 2005. 9. 18. 00:01
  
최면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을 기준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최면의 종류는 달라지는데 우선, 목적에 따라 구분하면 무대최면과 임상최면, 교육최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특히 임상최면이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다시 전통적 최면과 에릭슨 최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최면의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타인최면과 자기최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최면의 종류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무대최면

무대최면은 일명 “최면쇼”라고도 하는데 흥행을 목적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최면에 대해서 가장 쉽게 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무대최면이다. 이것은 최면사가 무대 위에서 마술이나 쇼와 같은 형태로 최면의 신비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호기심을 충족하고 흥행을 목적으로 하여 흥미 위주로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무대최면의 장점은 일반인들에게 최면의 세계를 쉽게 소개할 수 있다는 점과 아울러 정신세계 또는 잠재의식의 세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 최면을 통한 정신력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다 쉽게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대최면은 일반인들에게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무대공연의 형식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최면의 진정한 본질을 제대로 알려주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최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나 오해를 유발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면에 대해서 알거나 접하게 되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이 무대최면인데, 그들이 갖고 있는 최면에 대한 인식이 거의 잘못되어 있는 것을 보면 무대최면의 한계를 잘 짐작할 수 있다.

전통적 최면

임상최면이란 문자 그대로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최면을 말한다. 그러니까 이것은 심리적 문제나 신체적 질병과 같은 것을 치료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최면을 지칭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최면치료라고 할 때 그것은 ‘전통적 최면’ 또는 ‘고전적 최면’을 말한다. 즉 전통적 최면이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최면의 전형이다. 이것은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눈을 감긴 상태에서 권위적・직접적・지시적인 언어로 최면을 거는 형태이다. 이 경우에 내담자는 치료자로부터 유도받는 대로 반응을 하고 무의식을 떠올리게 된다. 전통적으로 최면에서는 이러한 치료자 위주의 지시적인 방법을 사용하기에 이것은 고전적 최면이라고도 불린다.

에릭슨 최면

임상최면에서 전통적 최면과는 구별되는 에릭슨 최면은 ‘간접적 최면’ 또는 ‘비지시적 최면’으로도 불린다. 이것은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미국의 에릭슨박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에릭슨은 20세기 세계 최고의 최면치료 전문가로 이름을 떨치면서 그만의 독특한 최면법을 사용함으로써 치료적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있었다. 에릭슨이 즐겨 사용한 최면의 방법은 전통적 방법과 크게 달랐고 후세에 큰 영향을 미쳤기에 그의 이름을 딴 에릭슨 최면은 최면 역사에 새로운 명칭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에릭슨 최면은 내담자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치료자는 내담자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자원이나 상태를 근거로 대화를 하는데 내담자는 그 대화에 응하면서 자연적으로 트랜스 상태로 유도되는 일종의 ‘자연적 최면법’이다. 아울러 이것은 처음부터 눈을 감고 권위적인 최면사의 지시를 듣는 것으로 시작되는 전통적 최면법과는 달리 일상의 대화나 의사소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담자가 몰입함으로써 트랜스 상태로 끌려 들어가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지시적 최면법 또는 간접적 최면법이라고 불린다.
그렇기에 에릭슨 최면에서는 효과적인 ‘최면적 의사소통’을 중시한다. 이러한 에릭슨 최면법의 원리는 197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개발된 NLP 즉 신경–언어프로그래밍(Neuro-Linguistic Programming)의 기초가 되었다. 그래서 NLP는 곧 에릭슨 최면법을 응용한 또 다른 최면적 방법으로 이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