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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빙의령의 못다 이룬 꿈

설기문 2008. 5. 19. 12:13

 

 

연극을 하고

대학원에서 배우가 되는 수업을 하고 있다는 분이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그녀는 작은 무대에서 때로 연극을 하고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엔 늘 목이 아파서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서 마음의 부담이 컸습니다.

목소리가 시원하게 잘 나와야만 하는 직업인데 늘 목소리가 잠기려 하고

무대위에서 열연 중이어도 한순간에 목이 뭔가가 누르는 듯 아프고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고....

병원에서 자세하게 정밀 조사를 해 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무대에선 수시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또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평소 잦은 두통과  자신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노같은 것이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데

그럴때 마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이 뭔가를 부수고 파괴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자주

일어나서 아무래도 뭔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한부분을 알아내고자 상담을 신청했다고....

 

그녀를 최면상태로 유도했는데 연극을 하는 탓인지 그녀의 최면 감수성은 대단히 높았다.

금새 최면 속에 깊이 들어간 그녀는 표정이 일그러지고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목을 싸안고 신음했는데 무슨 이유인지를 물어보자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한 이모라는 빙의령이 나타났다.

그녀는 늘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화배우의 꿈을 키우던 중

자신을  명배우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남자를 알게 되었고

그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남몰래 가출을 했으며 그 남자와의 동거생활이 시작되었다.

동거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그녀는 그 남자의 본부인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 문제로 인해 몹시 상심하던 그녀에게 나타난 그 남자의 본처는 그녀를 너무나 힘들게 했음은 물론,

그녀가 영화쪽으로 발도 붙이지 못하게 만들고 또 그 남자를 그 날이후에는 볼 수가 없게 했다.

돌아갈 집을 생각만 해도 무섭고, 갈곳도 없었으며, 또 자신의 모든 꿈이 무너진 것만 같아서

그녀는 삶을 포기했다.  시외버스를 타고 이름 모를 어느 곳에서 자신의 목을 매고 생을 마감했다고....

 

왜 언니의 딸인 조카에게 빙의 된 상태로 살아가느냐고 물어보자

빙의령은 조카가 이쁘고 또 자신의 꿈인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하니까 조카 안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처음엔 조카가 이쁘고 착해서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은 아무것도 못 하고 생을 마감했는데

그 조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하는 것은 보니 질투도 나고 밉기도 하다고.....

빙의 상태인 그녀를 위한 심리상담이 이루어졌다.

 

그 빙의령의 못다 이룬 미련과 아쉬움에 대해 공감하고,

그녀의 한스러운 삶을 위로하자 그녀는 한없이 통곡하며 울었다.

그리고, 다음 생에서 아름다운 여자로 태어나 자신의 꿈을 원없이 이루라고 달래주자

그녀는 그동안 미안했다는 말로 자신의 떠나갈 것을 말했다.

그리고, 찬란한 빛 속으로 웃으며 환하게 떠나갔다.

 

내담자는 평소 늘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듯한 고통을 자주 경험했으며

그녀의 마음 속의 원인을 알수 없는 분노나 슬픈 감정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의

영향때문이었음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그녀도 외가쪽의 친척들을 통해 이모의 죽음에 대해 들은 바는 있지만 한번도 보지 못한 이모라서

불쌍한 이모였구나 정도로 생각했다고......

그리고, 가정적으로 매우 단란하고 우애가 깊은 형제들 사이에서 그녀에게 심리적인 분노 같은 것,

혹은 깊은 슬픔 같은 것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사로잡던 분노와 관련한 정서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전생치료나 빙의치료들을 접할 때 마다 하는 말 중의 하나가

'그 자체가 사실이냐 아니냐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말라'이다.

그것이 사실이고 아니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최면상태에서 최면을 활요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최면이라는 도구를

통해 잠재의식 속에 가라앉은 우리들 각자의 내면세계와 만나게 하는 것이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빙의치료, 빙의상담이라 불리는 심리상담 과정을 거치면서

그 불편한 정서들을 해결하고 그런 정서들로 부터 자유로워지면 그 뿐인 것이다.

 

우리 상담센터는 종교적 색깔이 없다.

우리 내면의 다양성을 심리상담, 혹은 최면상담, 빙의 치료, 최면치료라는 말로

풀어나가고 해결해나가는 것이 임무이며 보람이다.

 

그녀가 빙의치료를 받고 이제 두어달이 지났다.

우연히 아카데미 상담센터를 지나가다 들렀다는 그녀는 너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작은 케익을 들고 왔다.

기적같이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음은 물론이고,

심리적인 편안함과 평화로움 속에서 두달을 행복하게 지냈다고.....

그래서, 이러한 상담센터가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상담하는 입장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